몬트리올 캐나다 자녀무상교육을 1년 하고 귀국하려던 엄마가 캐리어 앞에 앉아서 한참을 멈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짐을 싸려는데 손이 안 움직였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무슨 생각이 지나갔는지 이야기해줬습니다.
귀국 날짜를 정해놓고 짐을 싸는 날
항공권을 먼저 끊었습니다. 1년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짜를 정했고,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이 책상 위에 있는 것들을 보다가 손을 멈췄습니다. 학교에서 과학 수업 때 만든 3D 프린팅 결과물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친구들이랑 같이 한 프로젝트 사진이 붙어있었습니다. 사진 속 아이 얼굴이 낯설었습니다. 1년 전에 몬트리올에 처음 왔을 때의 아이랑 너무 달랐습니다.
아이가 달라진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습니다. 한국어로 말하다가 영어 단어가 자연스럽게 섞였습니다. 아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설명하는데, 엄마보다 아이가 더 빨리 영어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걸 한국에서 학원 보내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단골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1년 전에 이 카페에 처음 들어왔을 때 메뉴판 앞에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기억이 났습니다. 그 사람이 지금 이 사람이 맞나 싶었습니다.
컬리지 수업과 파트타임도 이제 루틴이 잡혀있었습니다. 아이 하교 전에 돌아오는 패턴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짐을 싸다가 멈춘 진짜 이유
귀국을 선택하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머릿속에서 정렬됐습니다. 아이의 영어교육청 남은 재학 기간. 한국에서 이 수준의 영어 환경을 유지하려면 들어야 할 사교육비. 아이가 몬트리올에서 사귄 캐나다 친구들.
무엇보다 '지금 이 상태에서 떠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감각이 왔습니다. 처음 1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들었습니다. 2년 차는 그 에너지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귀국하면 그 1년의 투자가 완전히 회수되지 않은 채 끝납니다.
결국 항공권을 취소했습니다
AA Canada에 연락해서 연장 절차를 물었습니다. 컬리지 등록 연장, CAQ와 비자 연장 하나씩 진행했습니다. 짐은 다시 제자리에 놓았습니다. 귀국 짐을 싸다가 멈추는 순간이 오는 가족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2년으로 계획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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